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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주에 깃든 생명들 날 좀 봐요, 봐요! (40) 풍접초 안의 세상

입력 : 2017-10-25 09:42:00
수정 : 0000-00-00 00:00:00

풍접초 안의 세상

 숲 해설가 : 정덕현

 

 

사진1

 

풍접초를 만났습니다.

바람에 나비가 나는듯한 모습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라는군요. 우리나라 자생종은 아니지만 잔잔히 정겨운 모습이라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꽃이 되었습니다.



 

사진2

 

가만히 들여다보는데 어라? 마치 풍접초 잎과 한 몸인 양 붙어 있는 존재... 대만흰나비 번데기입니다. 번데기 상태에서는 움직일 수 없으니 최대한 변장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.무사히 살아나 멋진 날개로 태어나기를 바래봅니다.



 

사진3

 

풍접초 열매 아래에 귀여운 알들이 조로록 붙어 있습니다.

아기들의 엄마는 누구일까요.



 

사진4



사진5

 

홍비단노린재와 다리무늬침노린재가 보입니다. 그 예쁜 아가들은 이들 노린재의 알일 겁니다.

이들 엄마들은 알들이 무사히 깨어나 건강한 노린재로 다시 자라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겠지요.



 

사진6

 

그 노린재들은 이렇게 연약한 나방 애벌레들을 먹으며 자라납니다. 이 애벌레들도 엄마가 있고 알에서 애써 깨어났는데 말입니다.

 


 

사진7

 

... 사마귀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. 이들 모두의 포식자입니다. 사마귀는 심지어 작은 새까지도 먹는다합니다. 그렇다면 이 많은 생명들을 먹어치우는 사마귀는 나쁜 존재일까요? 또 이런 사마귀쯤은 간단히 해치울 수 있는 우리 인간은요?

 


 

사진8

 

몇 년 전 6살 아이들과 숲 이야기를 하던 때가 생각납니다.

선생님...노린재가 애벌레를 잡아먹고 있어요. 애벌레를 구해 주세요.

천사 같은 아이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. 그러나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.

이것이 자연이라고...

그 순간 나는 노린재였고 아이들은 애벌레였는지도 모릅니다.

우리는 때로 누군가에게는 노린재가 되기도 또 누군가에게는 애벌레가 되기도 합니다. 그렇게 저렇게 얽히고설키고 하며 그 안에서 나름의 질서가 생겨나고 조화가 이루어져 가는 게 자연이 아닌가 싶습니다. 사람도 그 자연의 일부라는 걸 잊지 말고 경이로운 세상을 큰 애정을 가지고 살아가야겠습니다.

풍접초는 이 모든 것들을 품어 안고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기도 하면서도 꿋꿋이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.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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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73

 숲 해설가 : 정덕현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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